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16)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를 지나 와이너리엘 들르다

거북이3 2011. 12. 28. 13:13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16. 세상에서 가.hwp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16)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를 지나 와이너리엘 들르다 이 웅 재

버스는 드넓은 캐나다의 국토를 기세 좋게 달리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 하지만 쓸모 있는 땅은 적은 곳이 캐나다이기도 하다. 추운 날씨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미국은 캐나다보다는 약간 작지만 버릴 곳이 별로 없는 나라이다. 그것이 바로 미국과 캐나다의 국력을 갈라놓은 커다란 이유이기도 하다. 달리는 버스에서 바라다본 도로 옆 표지판은 미국과 달랐다. 미국은 거리는 mile, 부피는 gallon을 사용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와 똑같이 km, ℓ를 사용하고 있었다. 물건 값은 캐나다가 훨씬 비싸단다. 인구밀도가 높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세금이 많이 붙는단다. 미국과 캐나다를 관통하는 차량들은 반드시 미국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캐나다로 들어간단다. 어쩌다 캐나다에서 기름이 달랑달랑하게 될 때에는 아주 쬐끔만 넣은 후 미국으로 이동하여서 기름을 채운다고 한다.

달리는 버스의 좌측은 포도밭 등 과일 농장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 적합한 농사가 바로 포도란다. 버스의 오른쪽 차창으로 보이는 것은 크고 작은 별장들이었다. 여기에다가 조그마한 별장이라도 하나 장만할까 싶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다. 가이드 왈, “별로 비싸지 않아요. 보통 한 200-300만 불 정도죠 뭐.” 우리 돈으로 따져보니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24억 원 이상이라는 말이렷다? 그래서 금방 마음을 바꿔 먹었다. 그 정도의 돈을 별장에 묻어두느니, 시간 나는 대로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이나 다니는 것이 백 번 낫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날씨는 잔뜩 찌푸려 우중충한데,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서행을 한다.

“왼쪽 창밖을 보세요!”

가이드의 명령(?)이었다.

“와아아!”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거기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다. 아주 작은 교회가. 기네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등재되어 있다는 교회였다. 이곳에 살던 한 쌍의 연인이 결혼은 하여야겠는데 당시로서는 워낙 도회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서 교회까지 가려면 하루 종일 걸려야 해서, 이 조그마한 교회를 지어놓고서 목사님을 초빙해서 결혼식을 한 곳이라나. 이 교회에는 딱 7사람 정도가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결혼 당사자 2명, 그들의 부모이자 증인인 4명, 그리고 목사님. 교회는 자그마하고 예쁘장하고 아담하고 깨끗하고 앙증스러웠다. 이름은 좀 길었다. “The Living Water Wayside Chapel.”

버스는 다시 달린다. 창 밖으로는 이젠 포도밭만 보인다. 와인(Wine) 냄새가 나는 듯하다. 그 냄새에 취했는지 버스는 어느 와이너리(Winery: 포도주 양조장) 안으로 들어가 멈춘다. 건물 옆쪽으로는 온타리오(Ontario) 호수가 보인다. 오대호 중에서는 우리나라 경상도 정도밖에는 빠질 수가 없는, 제일 작다고 하는 호수인데도 끝이 안 보일 정도였고 호수가 끝나는 곳쯤이라고 생각되는 곳에는 우리가 찾아갈 캐나다 남동부 온타리오 주의 주도인 토론토(Toronto)가 꿈속에서인 듯 아스라하게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은 위도상 프랑스의 비달(Vidal) 지역과 비슷해서 알맹이가 작은 비달포도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란다. 그 비달포도로 제조하는 아이스와인(Ice Wine) 공장을 방문한 것이다.

와인의 종류는 나누는 방법에 따라 각양각색이지만, 초심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 주로 육류 식사 시에 마시는 레드(Red)와인, 생선류와 함께 마시는 화이트(White)와인, 그리고 디저트(Dessert) 용으로 마시는 발포성 와인(Sparkling wine)인 샴페인(Champagne)이 있는데, 아이스와인은 샴페인 대신으로 각광을 받는 와인이다.

대부분의 포도는 8-9월에 수확을 해서 와인을 만든다. 그러나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포도는 10월까지 포도를 완전히 익힌 후,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게 내려가고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까지 그대로 밭에다 둔다. 그러다가 포도송이가 완전히 얼어 있을 때, 그것도 밤중을 이용하여 수확한다. 그래야 포도알 속 수분의 대부분이 얼어 있게 되는 것이다. 포도는 수분만 얼 뿐 당도는 잔뜩 농축이 된 채로 남아있는데, 그렇게 딴 포도를 눌러, 얼음을 제거한 농축된 당분만 뽑아내는 것이다. 이때 수분이 함께 짜지지 않게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극도로 무르익은 상태에서 농축된 당분은 레드나 화이트 와인의 3배 이상(당도 35Brix 이상)의 달콤하면서도 입 안에 개운한 감미로운 맛을 가져다주는 와인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일반 와인 10병을 만들 수 있는 포도로 1병밖에 만들 수가 없기에 가격도 다른 와인에 비해 비싼 편이다. 물론 여러 가지 가격대의 아이스와인이 있었지만, 나는 큰마음을 먹고 40$짜리 4병(쌍둥이 아들에게 각 1병, 그리고 사위용과 내 것 각 1병)을 샀다. 기분은 룰루랄라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이후 지나가는 마을마다 그렇게 조용하고 포근하게 보일 수가 없었고, 마을마다 잘 가꾸어진 꽃밭을 보고서는 그토록 깨끗하고 예쁘장한 모습이 있을 성싶지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대부분의 동네 집들은 흰색 지붕을 하고 있었고, 동네를 지나 숲이 우거진 곳이 보일 때에도 하나하나의 나무들이 모두가 정겨워 보였다. 가끔씩 고목(枯木)도 있었는데, 그래 그 말라비틀어진 나무마저도 하나같이 멋진 느낌으로 나를 맞이하여 주는 것이었다.

와이너리를 지나서 달리는 버스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계속해서 흘러나왔고, 몇 잔씩의 와인 시음(試飮)을 한 우리 일행은 저절로 쿨쿨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2011.12.4. 원고지 15매 정도)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16. 세상에서 가.hwp
0.5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