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48) 환상적인 Banff Springs Hotel과 근처의 호수 몇 곳을 돌아보다

거북이3 2012. 3. 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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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48)

     환상적인 Banff Springs Hotel과 근처의 호수 몇 곳을 돌아보다

                                                                                                                                                                                        이 웅 재

 

4월 17일(일). 밤새 눈. 아침까지도 조금씩 계속 내리더니 하루 종일 눈이 내리다 개다를 반복함.

엊저녁을 부실하게 때운 벌충으로 어느 때보다도 호텔식 조식을 든든히 하였다. 호텔은 모두가 사전 예약을 하여 놓은 것인데, 그러지 않으면 엉뚱하게 잠잘 곳을 찾지 못하여 낭패를 당하는 수가 있으니, 여행을 다닐 때에는 성수기든 비수기든 구분하지 않고 제일 먼저 호텔 예약부터 해 둘 일이다. 그리고 호텔을 예약할 때는 반드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가를 확인하여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어야만 제대로 관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밥 해 먹으려고 수선을 피우다 보면, 제풀에 맥이 빠져 구경은 뒷전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밤새 내린 눈은 5cm 정도가 쌓였다. 그런 눈길에 조심스럽게 밴을 출발시켰다. 첫 번째 관광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Hotel 건물이라는 The Fairmont Springs Hotel이었다. 주역(周易)에 ‘관국지광(觀國之光 )’이라는 말이 나온다. 관광(觀光)이라는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 ‘그 나라(또는 지역)의 빛을 보는 것’이 관광이다. 그 빛(光)은 무엇일까?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다른 지역과는 차별성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문물과 제도이다. 다시 말해서 지역문화다. Spring Hotel은 바로 이 지역을 대표해주는 문물에 해당하는 것이다. 캐나다다운 숲속에 그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는 호텔은 얼핏 서구식이면서도 육중한 건물이 매우 이국적이고 인상적이었다. 건물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었고, 건물과 건물 사이는 마치 대학의 구내처럼 자동차와 사람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여유가 있었다.

숲의 나라, 눈의 나라 Banff는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주말이 되어 무료해진 조물주께서 심심풀이로 설경 한 폭을 화폭 속으로 옮겨놓으신 것일까? 호텔 앞쪽 마릴린 먼로의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1954)”의 촬영지인 보우(Bow) 강부터 둘러보았다. 여름에는 하늘보다도 더욱 푸른 에메랄드빛으로 가슴을 설레게 한다는 강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그 왼쪽에는 보우 폭포, 아마도 거기서 먼로는 강물과 함께 여름 한낮을 즐겼을 텐데, 지금은 먼로도 가고 강물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폭포도 얼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보였다. 세월이란 늘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속에 무상감만 심어주는 모양이다.

호텔의 구내로 들어간다. 원형으로 빙 둘러 있는 건물들 사이로 자동차와 사람들이 여유롭게 오간다. 중앙 쪽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다. 이 호텔을 지은 벤 혼(William Cornelius Van Horne, 1843~1915)의 동상이다. 캐나디언 퍼시픽 철도의 경영진이었던 그는 새로 놓인 철도를 이용해 서부 캐나다의 관광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인물이다. 그의 말이 머릿속 깊이 들어와 박힌다. “이렇게 멋진 경관을 수출할 수 없으니, 우리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자.” 그래서 스코틀랜드의 성을 본떠서 이 호텔을 지은 것이다. 하룻밤 숙박을 하려면 400달러 (45만-50만 원) 이상의 숙박비를 내야하고, 거기에 딸리는 다른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숙박하는 일은 생략하고 내부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호텔 안쪽은 역시 명품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로비도 길고 넓었다. 그 정면에는 연세대학교의 교표 모양이 새겨져 있기도 했다. 내부가 너무 복잡하고 커서 자칫하면 길을 잊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마치 중세의 어느 시간대 속을 걷고 있는 듯싶었다. 1층을 원형으로 빙 돌아 Louis Vuitton 등 가게를 둘러보았다. 둥근 공간 위쪽 2층에는 스키 타는 모습의 부조가 4개 있었는데, 뒤쪽으로는 이름을 써 놓았다. 아마도 메달리스트들인 모양이다.

밖으로 나와서 건물을 다시 보니, 모든 건물은 모두 작은 돌조각을 붙여서 만들었다. 직원들은 내리는 눈을 계속 치우고 있었다. 정문 앞쪽으로는 아주 아담하고 이국풍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흰색의 밴프한인교회가 있어서 반가웠다. 차를 공용주차장에 세워놓고 마을 중심 상가들을 일주한 후에 주차한 곳의 앞쪽에 있는 ‘서울옥’에서 중식을 했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 버밀리언 호수(Vermilion Lake)로 갔다. 눈 덮인 호수 건너 쪽으로는 어제 보았던 것과 같은 길고도 긴 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잠시 날이 개는 듯싶더니 다시 보슬보슬 눈이 내린다. 실외온도는 1-2゚c, 우리는 추워서 오들오들 떠는데 여기 사람들은 이 정도의 날씨는 보통인 듯,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다음은 북쪽 12km쯤에 있는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로 갔다. 인디언 말로 ‘영혼’이라는 뜻이란다. 이곳의 호수 이름들을 보니 Lake를 앞쪽에 쓰기도 하고 뒤쪽에 쓰기도 하였다. 호수 앞 산 정상엔 만리장성 비슷한 성모양의 바위 절벽, 그리고 그 옆에는 늙은이의 얼굴모양이 있고, 그 반대쪽 산도 비슷한데 그쪽은 젊은이의 얼굴 모습으로 보였다.

차를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데, 가끔 다른 차들도 우리처럼 차를 천천히 몰면서 구경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모두가 관광객들이었다. 호수의 안쪽에는 카페도 있었는데 제 철이 아니라서인지 문은 열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음엔 Johnson Lake로 갔다. 호수 앞쪽으로 내려가니 흰 눈 위에 여러 종류의 짐승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나 있었고, 좀더 내려가니 큰 나무의자와 그 앞쪽으로는 나무다리가 있었다. 다리 위에서 얼음이 덜 얼어있는 곳의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니 아주 깨끗하여, 물고기라도 있을 법했으나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게 Banff 일대를 돌고 들어와 조금 쉬다가 저녁을 먹고는 피곤한 몸을 푹 쉬었다.

(2012.3.28. 원고지 1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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