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타 꼬타 고분 꼬타(百花齊放)

종지나물[백화제방(百花齊放) 35]

거북이3 2018. 5. 22. 12:25


#35종지나물[백화제방(百花齊放) 35].hwp   "수필문학". 18.5월호. pp.100~103.에 실린 글.


      종지나물[백화제방(百花齊放) 35]
                                                                                                                                       이   웅   재

 ‘짝사랑’이란 말은 제3자의 입장일 때에는 낭만적인 말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처한 상황일 때에는 무척이나 안타깝고 속타는 일이라는 것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으리라 여긴다. 나는 그러한 짝사랑을 몇 년 동안 경험을 하였다.
 우리 아파트 앞동 쪽에 그 짝사랑의 대상이 있었다. 오고가면서 나는 그 대상을 보고 또 보곤 했다. 그런데도 나는 그 이름조차 알 수가 없었다. 무척이나 낯이 익다는 생각, 그러면서도 콕 집어서 알 수 없는 그 대상은 자신의 이름조차도 내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름을 알아야 속으로라도 그 이름을 되뇌어 볼 수가 있을 터인데, 참말로 야속하고 섭섭하기가 그지없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렇게 안달복달을 하는가? 하지만, 넘겨짚지 들은 마시라. 그 대상은 사람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건 야생화였다. 도대체 어떤 꽃이기에 그토록 잊지를 못하였을까? 내 생각으로는 그것은 틀림없는 ‘제비꽃’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져도 그 이름을 알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어서 ‘모야모’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아 그 이름이 ‘종지나물’이란다. 종지나물, 그랬다. 그는 내 생각대로 제비꽃의 일종이었다. 인터넷에서 쉽게 그 이름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은, 귀화식물이었던 때문이다.
 1945년 8·15광복 이후 미국으로부터 곡물을 들여올 때 따라 들어온 귀화식물이란다. 생김새가 바로 한국 토착종인 제비꽃류와 비슷하게 생겼기에 내게 낯이 익었었나 보다.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있는 제비꽃만도 무려 60여 종, 전 세계적으로는 850여 종이나 된다는 귀화식물이었으니 쉽게 그 이름을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잎의 생김새가 종지모양이라서 종지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지만, 내 보기에는 종지라기보다는 하트 모양이었다.
 우리가 흔히 원예용으로 화단이나 도로변에서 볼 수 있는 키 작은 ‘팬지(Pansy)’도 제비꽃의 일종이다. 우리 이름으로는 삼색제비꽃라고 부른다. 그리고 팬지 중에서도 아주 작은 놈은 비가 올 징조가 전혀 없는 날에도 ‘비올라(Viola)’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종지나물의 잎자루는 밑동에서부터 솟아나 잎몸보다 길며, 끝은 조금 뾰족한 편이고, 잎 가장자리에는 자잘한 톱니가 있다. 꽃은 자색, 흰색 등이 섞여 있고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주로 녹색을 띄며, 씨는 검은 갈색이다. 따뜻한 양지를 좋아하는 성질을 지녔으며, 홀로 외롭게 떨어져 생활하기보다는 군집을 이루기를 좋아한다. 귀화식물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우리나라 전역 어디서나 잘 자란다. 키는 20∼40cm 정도, 줄기는 곧게 서며 전체에 털이 다소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보라색의 제비꽃보다 미국제비꽃이라서인지 꽃과 잎, 몸집이 조금 큰 편이다. 4월 초에 꽃이 피고 꽃잎은 5장이며, 7월에 타원형의 삭과가 달린다.
 봄에 어린잎을 삶아 나물로 무쳐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으며, 잎과 꽃을 전으로 부쳐서  먹기도 한다. 번식은 씨로 하거나 포기나누기로 하면 된다. 꽃말은 성실과 겸손이다.
 이참에 외래식물, 귀화식물에 대한 상식을 조금 넓혀보기로 하자.
 먼저 외래식물, 국립수목원의 웹진(2012/7)에 의하면, 도입식물과 귀화식물, 그리고 귀화식물 중에는 침입식물도 있다고 한다.
 “외래식물이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그 본래 생육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입된 식물을 뜻하지만 더 세분하면 ‘도입식물(introduced plant)’과 ‘귀화식물(naturalized plant)’로 나눌 수 있다. 도입식물은 원예나 재배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들여온 식물을 일컬으며, 귀화식물은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들어와서 자연생태계에 도태되지 않고 자력으로 토착하여 나름대로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식물을 말한다. 그에 반해 귀화식물이지만 생태계, 경제 그리고 인간에게 해를 주는 것을 ‘침입식물(invasive plant)’이라고도 한다.”
 한편,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서는, 귀화식물도 다음과 같이 구분을 한다.
 “개항(1876년) 이전은 주로 중국을 통한 교류가 있었으므로 다른 지역의 식물이 여러 형태로 들어온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추정 외에는 자세한 경로를 밝히기 어려워 이러한 것을 사전귀화식물이라고 하며, 개항 이후 언급되어진 식물들을 신귀화식물이라 한다.”
 흔히 우리가 귀화식물이라고 할 때에는 대개 ‘신귀화식물’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신귀화식물 이전의 귀화식물인 ‘사전귀화식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토종식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한편, “Landscape Times(http://www.latimes.kr), 2010.12.17.”의 백안진 기자에 의하면,  “귀화식물은 원산지는 다른 나라지만 다양한 경로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완전히 정착해 누가 심고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생활환을 돌리며 살아가는 식물”을 말하는데, 2010년 11월 현재 귀화식물은 모두 321종인 것으로 조사됐고, 주요 귀화식물 10종을 든다면, 1.흰명아주, 2.아까시나무, 3.족제비싸리, 4.토끼풀, 5.달맞이꽃, 6.돼지풀, 7.가시박, 8.개망초, 9.서양민들레, 10.큰김의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귀화식물 중에는 ‘독도에서 서식하는 귀화식물도 11종이나 된다’고 한다.(이은주, ‘서울대학교 대학원, 생명과학부, 2015. 8.’ 참조).
 그런가 하면, 위에서 말한 ‘침입식물’ 중 ‘생태계 교란 식물’도 있어 조속히 제거해야 할 일이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법정 지정 생태계 교란 식물은 다음의 14종이 있다.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물참새피, 털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가시상추, 갯줄풀, 영국갯끈풀’
 이 중 마지막에 열거한 2종은 2016년에 지정된 것이며, ‘환삼덩굴’도 추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8.4.12.15매,사진 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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