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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29) 타이타닉 침몰과 하버드대 도서관, 숫자로 통하는 MIT

거북이3 2012. 2. 5. 21:57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29. 타이타닉 침.hwp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29)

타이타닉 침몰과 하버드대 도서관, 숫자로 통하는 MIT

                                                                                                                이 웅 재

하버드대학은 도서관이 자랑거리이다. 2001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이 바로 하버드대학 도서관이다. 소장 책 수가 무려 1,518만여 권에 이른다. 라이벌 예일대는 1,111만여 권, 영국의 옥스퍼드대는 713만여 권, 케임브리지대는 556만여 권으로 하버드의 절반 정도의 수준에 불과하다. 의외로 일본 도쿄대가 811만여 권으로 유럽대학을 앞질렀다. 일본을 무시할 수 없는 연유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서울대는 어떨까? 비교 자체가 부끄러울 정도로 228만여 권밖에 되지 않는다.

앞 꼭지의 글에서 ‘비교’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했었다. 그런데도 이건 너무나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조금은 기분 좋은 비교도 있다. 바로 학생들의 자질 문제인데, 하버드생들보다도 우리의 카이스트대 학생들이 훨씬 우수하다는 통계가 있단다. 그러면 무얼 하나? 졸업 후의 능력 발휘를 보면 도저히 상대가 안 되는 것을…. 무슨 까닭일까? 그 중의 하나가 도서관의 장서를 들 수가 있겠다. 하버드대생들의 독서량은 무시무시할 정도이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도서관의 장서 확보량이다. 하나 더한다면 그들에게는 특히 토론 문화가 엄청 발달했다는 점을 덧붙일 수가 있겠다.

하버드대학교는 교정이 넓다. 나무도 많다. 나무 그늘 밑마다 벤치가 놓여 있다. 그 벤치에 앉아있는 학생들을 보면 대체로 두 종류로 나눌 수가 있다. 혼자 있는 학생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있고, 몇 명이 함께 있는 학생들은 열띤 토론들을 하고 있다. 강의실 밖에서도 이런 모습이니, 강의실 안에서는 어떨 것인가?

하버드대학교 중앙도서관의 정식 명칭은 ‘Widener 도서관’이라고 한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로 죽은 당시 하버드대생 Harry Widener를 추모해 그의 어머니가 기부한 돈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기부 당시의 조건은 3가지. 첫째는 수영장을 함께 짓고 수영을 할 줄 아는 학생을 선발할 것, 둘째는 칸막이를 설치할 것, 셋째는 채플을 할 수 있는 교회를 함께 지을 것. 이 중에 첫 번째 조건은 기부자의 아들이 수영을 할 줄 몰라서 죽게 된 때문이라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지켜지지 못했다고 한다. 이유는 장애인들의 경우 수영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 교회 앞 ‘하버드 야드’라 부르는 곳에서 입학식 및 졸업식을 한단다. 그래서 비록 쪽문을 통해서 ‘in Harvard’한 처지이지만, 그 장소에서 ‘인증샷’을 하였다. 그러니까 우리는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사과정을 마친 셈이다. 나중에 MIT공대에서 같은 방법으로 석사과정을 마쳤고 예일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명실 공히 세계적 석학이 된 것이다. 아니다, 뻥도 심하면 버릇이 된다. 양심상 ‘명실’에서 ‘실’자 하나는 빼어야겠다. 그래야 하버드대학교 도서관에 적혀있는 공부명언에 누를 끼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그 공부 명언 몇 가지만 적어본다.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한다면, 꿈을 이룰 것이다.

공부로 인한 고통은 단지 잠깐일 뿐이지만, 공부를 하지 못한 고통은 영원하다.

공부에 대하여 말하자면,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공부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공부조차 정복할 수 없다면, 어느 부분이라도, 당신의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겠는가?

보스턴은 다른 도시에 비해서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았다. 20년 가까이 심했었는데 지하로 왕복 12차선의 도로를 완공하면서부터 사정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나마도 교통이 조금 혼잡하다 싶으면 ‘형님’들이 교통정리를 해 준다고 한다. 여기서는 그 ‘형님’들도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 ‘형님’들의 교통정리 덕분에 쉽게 다음 목적지인 MIT공대로 갔다. MIT공대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의 이니셜을 딴 명칭이다. 그런데 다른 대학에 비해서는 동양계 학생이 많은 편이라서 MIT는 ‘메이드 인 타이완’(Made In Taiwan)의 이니셜이라는 농담까지도 생겨났다고 한다.

MIT공대는 저 유명한 아이비리그(IVY League)에는 속하지 않지만, 아이비리그에 못지않은 명문대학이다. 아이비리그란 미국 동부에 있는 하버드, 예일 등 8개 명문 사립대학을 총칭하는 말인데, 대학의 건물에 담쟁이덩굴(Ivy)이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다. 1940초, 미국 사립대학 총장들은 학교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기부금을 끌어들일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기부금 모금을 위해서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미식축구를 활용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아이비리그였는데, MIT는 미식축구팀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비리그에는 끼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MIT공대는 공대다운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학교였다. 알파벳과 + - × ÷ § 등의 숫자와 기호를 사용한 조형물들이 돋보이는 학교였다. MIT는 모든 것이 "숫자로 통한다"고 한다. 대학의 여러 건물들은 한 곳에 모여 있지 아니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며, 그 사이사이를 자동차와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가 나 있는가 하면, 교내를 자유로운 복장으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건물의 이름이 숫자로 되어있는 것도 이 대학의 특징이다. 건물의 숫자는 건물이 지어진 순서를 뜻한다고 하는데, 학생들에게 숫자로 된 번호를 대면 어느 건물, 어느 강의실인지 척척 알아낸다는 것이다. ‘수학’ 하면 MIT공대를 생각하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 복도 곳곳에 칠판이 있어 누구든 지나가던 사람들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것도 MIT공대의 또 하나의 특징이랄 수가 있겠다.

우리는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이 MIT공대의 초 속성 석사과정을 마쳤다. 한국인, 만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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