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문화 체험기

[필리핀 문화 체험기 6] 국제학교 구경을 하고, 딘타이펑(鼎泰豐)에서 저녁을 먹다

거북이3 2018. 3. 1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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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문화 체험기 6]

           국제학교 구경을 하고, 딘타이펑(鼎泰豐)에서 저녁을 먹다

                                                                                                                                       이 웅 재

  점심 후, 커피숍에서 딸내미는 기사를 불렀다. 이제 국제학교(International School)로 갈 차례다. 아시아에서 제일 큰 국제학교라고 하는데, 필리핀한국국제학교하고는 별개의 학교였다. 옆으로는 청소차가 달리는 게 보이는데 그건 우리나라와 청소차와 비슷했다. 중간에 도로공사 중인 곳도 더러 있었다. 공사는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라고 했다. 기후가 더운 지방이라서 더욱 그러한 모양이었다.

  학교에는 신분증을 맡기고 들어가야 했다. ‘KANTINA’라는 곳 앞 통로는 사람들이 앉아 지낼 수 있도록 의자까지 놓여 있었다. ‘매점’이라고 했지만, 우리의 개념으로는 ‘식당’으로, 아이들이 집에서 가지고 온 점심을 먹는다든가, 아니면 간단한 요깃거리나 음료수 등을 사서 먹는 곳인 모양이었다. 통로의 의자에서도 어떤 여인은 싸가지고 온 햄버거를 먹고 있는 것이 보였다. 공원 내에서도 싸가지고 온 점심을 먹을 수가 있다고 한다. 소풍이라도 온 듯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정원이 있었는데 쭉쭉 뻗은 야자수 여러 그루가 있어서 우리가 앉아있는 곳 근처까지 푸른 잎을 자랑하고 있어 시원스럽게 느껴졌다. 미끈하게 생긴 것이 얼핏 기둥감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 아래쪽으로는 셀렘과 크로톤도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하여 인기가 있는 품종들이다. 식당 옆쪽으로는 자마이카 화분도 보였다.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다는데 중고등학교의 경우 등록금이 1년에 2,300만 원 정도 된다고 하였다. 학교는 아주 조용했다. 이번 주에는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등 외부 활동이 많은 데다가, 남아 있는 학생들도 수업시간이라서 더욱 그렇단다.

  잠시 후, 우리는 도서실(Middle School Library)으로 가서 구경도 하면서 아이들을 그리로 오라고 전화를 했다. 도서실은 널찍널찍했고 쾌적했다. 이런 곳에서 책을 읽으면 저절로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일까? 이곳 졸업생들은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같은 곳으로 많이 진학한다고도 했다.

  거기서 아이들을 만나서, 집으로 오기 위해 차를 불렀다. 아이들이 차를 타는 곳에는 엄청나게 많은 차들이 아이들과 학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3시경에야 집으로 올 수가 있었다.

  거실에서 지내고 있으려니까 딸내미가 우리의 옷들이 여기저기 흐트러진 것들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아내가 한 마디 했다.

  “종한이가 너를 닮은 모양이로구나.”

했더니, 딸내미가 말한다.

  “그게 아니고 오히려 내가 종한이를 닮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랬다. 관심 있게 보았더니 그 말이 맞았다.

  서영이는 앉기만 하면 책을 펴 든다. 주로 영어책이다. 그런데 종한이는 안 그랬다. 툭 하면 누나를 부른다.

  “누나, 정리 안 해 놓았어?”

하고 따지고 든다.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거실 마루바닥의 콘센트가 열려 있는 것까지도 “왜 열려 있어?”라면서 닫아 놓는다. 아이들이라면 그런 것쯤에는 무관심하여야 정상이라는 생각인데 말이다. 서랍 옷장 정리 등을 보면 놀랄 지경이다. 그런데 숫기가 좀 부족한 것이 걱정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종한이보다 이틀 먼저 국제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종한이보다도 더 숫기가 없어서 둘이 짝짜꿍이 되어 친하게 지낸다고 하는 점이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피곤해서 한 잠을 자고 깨었더니 6:30이었다. 딸내미 말이 사위가 아파트 앞쪽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자고 하니 나가잔다. 아파트에서 나오다 보니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데 우산을 들고 있었다. 해서 비가 오는가 보다 생각하고 서둘러 딸내미가 다시 아파트로 들어가서 우산을 가지고 나왔더니, 이런? 허사였다. 열대성 기후에서는 대개 하루에 한 번씩은 소나기가 내린다지만, 우리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에는 토요일 하루만 빗방울이 조금 듣다가 말았을 뿐, 날씨는 계속 쾌청했다. 외국 여행을 다닐 때에는 그런 것도 복이라면 복이라고 할 수가 있지 않을까?

  거리로 나오니, 보니파시오 하이 스트리트(Bonifacio High Street)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얼핏 압구정동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옆으로는 대형서점이 하나 보였고, ‘SAMSUNG’이란 박스의 밝은 간판도 있어 더욱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렇게 외국엘 나와서 우리나라의 상호를 만나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우리는 중국 만두집인 ‘딘타이펑(鼎泰豐:Din Tai Fung)’으로 들어갔다. 본점은 대만에 있다는데, 정작 대만에서는 보질 못했었다. 사위는 우리가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려도 오질 않았다. 딸내미가 전화를 걸어보니 차 댈 곳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어느 나라엘 가든지 대도시에서는 이렇게 주차전쟁이 심하다. 인구가 너무 많아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자꾸만 낳으라고들 한다.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 발전을 하던 때의 인구는 3천만 명 정도일 시기였다. 5천만이 되고서는 오히려 실업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5천만을 넘어야만 한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나라는 모두 27개국, 그 중 인구 5천만이 넘는 나라는 세계의 강국이라는 이름이 붙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의 6개국에 불과하다. 무조건 욕심만 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사위는 우리가 전채(前菜:Appetizer)를 먹기 시작할 때쯤에야 도착했다.

  저녁을 먹고 온 후, 산미구엘 맥주를 패션 프룻(무화과 비슷한)을 안주 삼아 먹고 잠들다. (18.3.18.1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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