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21) 미국과 캐나다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 그리고 오타와와 리도 운하

거북이3 2012. 1. 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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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21)

미국과 캐나다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 그리고 오타와와 리도 운하

                                                                                                                                                                    이 웅 재

 

우리 일행은 이제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Ottawa)로 향했다. 천섬에서 실컷 안복(眼福)을 누린데다가 유람선에서의 선내 식(船內食)으로 뱃속까지 든든하게 채운 우리는 차창 밖으로 휘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룰루랄라였다.

그러한 분위기를 깬 사람은 가이드였다.

“오늘 중식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문을 열더니, 이번 식사가 마지막 한식이란다. 이후에는 현지식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리 예약을 해 두어야 하니, 무슨 음식으로 할 것인지 손을 들어 달란다. “미원 맛을 흠뻑 맛보시려면 설렁탕을 선택하시면 되고요,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것을 좋아하시는 분은 육개장으로 하시구요, 이것저것 섞어서 만든 비빔밥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갈비탕이 있지요.”

그렇게 해서 메뉴는 가이드의 의도대로 갈비탕으로 통일되었다. 가이드는 그것 말고도 김영삼 대통령이 왔을 때 내놓았던 영삼탕(삼계탕의 변형)과 김대중 대통령에게 제공했던 대중탕(우거지탕)의 두 가지 메뉴가 더 있기도 하다고 사후에 첨언한다. 국내에서도 요즈음은 대통령을 두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판국인데, 여기는 캐나다, 오타와인 것이다.

오타와, 미국이 독립선언을 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왕당파는 캐나다로 들어와 오타와 강을 경계로 온타리오 쪽인 어퍼 캐나다(Upper Canada)와 퀘벡 쪽인 로어 캐나다(Lower Canada)에 나누어서 자리 잡고 살기를 시작했단다. 그 후 1841년 두 캐나다가 합병하면서 최초의 수도가 되었던 곳은 온타리오 주의 킹스턴(Kingston)이었다. 그런데 수도가 적국이었던 미국과의 국경에 너무 가깝다하여 물색하던 중, 여러 도시들이 유치 경합에 나서게 되면서 자체적으로 결정하기가 힘들어지자, 1858년 빅토리아 여왕이 어퍼 캐나다와 로어 캐나다의 접점에 해당하는 오타와를 수도로 정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지명은 바이타운(Bytown)이었다. 미국과 캐나다, 인접해 있는 두 나라. 면적도 비슷한 두 나라. 거기에 현재의 수도(首都)가 정해지게 된 연유와 과정도 비슷한 두 나라이다.

두 나라는 전 세계에 많은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적(敵)을 가지고 말한다면 서로 다르다. 미국은 적도 많다. 그러나 캐나다는 적으로 삼고 있는 국가가 매우 적다. 쓸모 있는 땅이 적은 것처럼. 9․11 테러 당시 중동에서는 자동차에다 단풍잎 모양의 캐나다 국기를 꽂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국가적 특징을 잘 드러냈던 일이라 하겠다.

오타와, 두 캐나다가 합치면서 생긴 새로운 수도 오타와. 오타와의 문화는 그러한 연유로 해서 영․불 문화가 공존하는 성격을 지닌다. 가장 단적인 예가 오타와 대학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오타와 대학은 2중 언어 교육으로 최고인 대학이다. 모든 수업과 학생행정업무 등이 불어와 영어로 진행이 되는 학교이다. 복합적 문화의 성격을 띠는 또 하나의 예는'Curtain'이라는 뜻의 ‘Rideau’가 될 수가 있다. 리도 운하는 바로 첫 수도 킹스턴과 현 수도 오타와를 연결시켜 주는 202km의 대운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원래는 미국과 캐나다의 전쟁 당시, 군수물자 수송을 목적으로 건설이 되었지만,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고, 한 동안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요트를 타고 운하를 지나가는 수상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있는 곳이다. 도심지에 있는 운하의 가장 번화한 지점은 총 8개의 수문이 있는데, 오타와 강 쪽의 수면이 더 낮기 때문에 하나씩 열어서 수위를 높인 다음에, 다음 번 수문을 여는 식으로 각종 배들을 통과시키고 있다. 갑문은 건설 당시의 모습을 바꾸지 않아서 지금도 수동식으로 개폐를 하고 있어 더욱 친밀한 느낌을 가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운하를 끼고 산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예스러운 것이 정감을 더해주는 것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것을 최신식으로만 바꾸려 하고 있으니, 한번쯤 숙고해 볼 일은 아닐는지?

추운 겨울 1,2월이면 강물이 얼어서 8km 정도의 구간은 스케이트장으로 변모한다고 한다. 세계 최대의 천연스케이트장이 되는 것이다. 양복을 입은 채로 스케이트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중간 중간에 휴게실도 있고 음식을 파는 곳도 있어서 그야말로 즐거운 축제의 공간으로 탈바꿈을 한단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아뿔싸, 배터리가 나갔다. 충전기도 가지고 오지 않았으니 어쩐다? 아쉬운 대로 가끔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지우고 찍기도 하고 또 우리의 인솔자 문지연 씨에게 나중에 건물이나 풍경 사진들을 e-mail로 좀 보내달라고 하기도 하였다. 다음의 모두투어의 여행일정표에 나와 있는 리도 운하의 사진을 보면 왼쪽으로는 프랑스풍의 성당 비슷하게 생긴 멋진 국회의사당의 일부가 보이기도 하는데, 막상 국회의사당의 사진은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무리 보아도 별로로만 보인다.

어쨌든 우리는 바로 그 국회의사당으로 가 보았다. 의사당 본관 앞 오른쪽에는 5명의 여성 동상들이 서 있었는데, 그 중 가운데 여성은 “Women are person.”이라고 쓴 헌장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다. ‘person’은 ‘남성(male)’과 ‘여성(female)’이 포함된다는 판례를 이끌어낸 에밀리 머피(Email Murphy)의 동상이다. 어디 여성도 ‘person’일 뿐인가?

요즘 우스개에 이런 것이 있지 않은가? 가장 존중되어야 할 존재의 순위: 1.여성 2.어린이 3.강아지 4.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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