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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를 하면 좋을 뚝깔 [百花齊放 29]

거북이3 2017. 9. 24. 12:03


#29꽃꽂이를 하면 좋을 뚝깔 [百花齊放 29].hwp


           꽃꽂이를 하면 좋을 뚝깔 [百花齊放 29]
                                                                                                                 이   웅   재 


  5월 22일, 하탑교 근처를 지나가다가 마타리 비슷한 풀을 보았다. ‘뚜깔’이었다. 인터넷에서는 거의 모두들 ‘뚝갈’이나 ‘뚝깔’이라고들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소리 나는 대로’를 근거로 하여 ‘뚜깔’만을 표준어로 인정한다. 그러다 보니 왜 ‘뚜깔’이라 쓰는지 그 어원을 추측할 수가 없다. 어원이 분명치 않은 것은 소리나는 대로 쓰는 것이 좋겠지만, 어원을 짐작하게 해 주는 이름들은 그 이름을 유지해 주는 것이 대상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줄기의 마디를 잡아당기면 ‘뚝!’하고 소리가 난다고 해서 ‘뚝갈’이나 ‘뚝깔’이라고 명명했다고 하니, ‘뚜깔’로서는 도저히 그 특성을 잡아낼 도리가 없지 않은가? ‘갈’이나 ‘깔’은 “태깔, 빛깔” 등에서 보듯, 성질이나 상태, 바탕을 나타내주는 접미사로 보면 될 것이다.
 뚝깔은 마타리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울릉도를 제외한 전국 각처에 분포)와 중국, 일본 등지의 산비탈이나, 풀밭, 길가 등 양지 바른 곳에서 자생한다. 노란 꽃을 피우는 마타리와는 달리 흰꽃을 피우고 있어서 ‘흰마타리’나 ‘은마타리’ 또는 ‘흰미역취’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뚝깔의 뿌리에서는 마타리와 같이 콩으로 만든 장(醬)이 오래 되어 썩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그 한약이름은 백화패장(白花敗醬)이라고 하며, 쓴맛이 난다고 해서 고채(苦菜)라고도 부른다. 
 키는 1~1.5m 정도이고 산국이나 구절초 등이 피어나기 이전 초가을에 피는 꽃이라고 하는데 요즈음에는 온난화의 영향인지 오뉴월부터 피기 시작한다. 별 모양을 하고 있는 5개의 꽃잎을 가진 약 4mm정도의 아주 작은 흰색 꽃이 여러 송이가 한데 뭉쳐서 산방꽃차례[繖房花序]로 달리고, 털이 거의 없는 마타리와는 달리 전체에 흰색 짧은 털이 밀포(密布)되어 있다. 잎은 마디마다 2장이 마주나는데 단순하거나 우상(羽狀)으로 갈라지며,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고 씨방은 하위(下位)에 있다. 꽃술이 실처럼 나오고, 민들레처럼 씨앗에 털이 붙어 바람에 날게 되어 있으며, 열매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인 도란형(倒卵形)이며 보통 길이가 2~3㎜ 정도가 된다.
 어린 순은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데, 쓴맛이 있으므로 데친 다음 물에 담가 쓴맛을 충분히 우려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식초나 겨자를 약간 섞어서 요리하면 먹기에 좋다. 말린 것을 기름에 볶아 먹어도 되고, 된장국의 국거리로도 이용하며, 어린 순을 잘게 썰어 나물밥을 지어서도 먹는다. 특별한 맛은 별로 없으나 그런대로 먹을 만하여, 옛날에는 한여름에 자주 먹었다. 그래서 옛날 영서 지방에서는 무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릴 때를 ‘뚝깔나물 할 때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http://m.blog.daum.net/okok2345ok/720 참조) 고추장에 지져 뚝깔지지미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는데, 요즈음에는 먹거리가 많아져서 그런지, 뚝깔을 나물로 먹는 사람은 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뚝깔은 꽃꽂이의 재료로서도 가끔 이용되고 있다. 마타리의 여성적인 아름다운 형태에 비해 조금은 수수하면서도 강직한 남성적인 느낌이 드는 꽃이기 때문에, 꽃꽂이의 재료로서 이용할 때에는 주재료로서 사용하기보다는 조금은 화려한 모습의 다른 여성적인 꽃들과 배합하여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마타리와는 달리 화훼시장에는 별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산야에서 직접 채취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나름대로의 멋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꽃이라서 수반화(水盤花)나 다화(茶花) 등의 혼합꽃꽂이로 사용하면 마타리보다 깔끔한 느낌을 줄 수가 있겠다.
 한약재로서의 이름은 ‘백화패장’이라고 했는데, 백화패장은 맛이 쓰고 약성은 평범한 성질이며, 최면이나 진통, 해독의 효과가 있고, 항염성이 많아서 한방에서 귀하게 쓰이는 약재라고 한다. 지혈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서 코피가 날 때, 뚜깔의 잎이나 줄기, 꽃을 달여서 마시기도 한다. 또한 목적종통(目赤腫痛: 눈의 흰자위에 핏발이 서고 부으며 아픈 증세)이나 여성들의 대하(帶下) 증세라든가 월경 불순, 산후복통에도 사용하며, 타태(墮胎: 임신 3개월 이전, 태아가 형상을 갖추기 전에 유산되는 것)에도 효과가 좋고, 최근에는 이 패장이 만성 전립선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뚜깔 추출물로 싱싱한 느낌을 주는 피부컨디셔닝제로서 사용하는 화장품을 만들기도 한다니 뿌리에서 나는 그 고약한 냄새와는 달리 의외로 쓸모가 많은 야생초라서인지 인공적인 재배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뚝깔의 번식은 10월에 종자를 받아 종이에 싸서 보관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일찍 뿌리면 된다. 비교적 발아가 쉽게 되기 때문에 한 번에 너무 많이 뿌리지 않도록 할 일이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을 가려 파종을 하면 힘들지 않게 키울 수가 있다. 비교적 키가 큰 까닭으로 화단의 가운데 쪽에 무리지어 자랄 수 있도록 심으면 바람에도 잘 쓰러지지 않아서 힘들이지 않고 키울 수가 있다.
 뚝깔의 꽃말은 ‘야성미’라고도 하며, ‘생명력’이라고도 하는데, 모두가 뚝깔다운 면모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조금은 생뚱맞은 느낌이지만 ‘뚝깔배추’라는 말도 있다. 이 배추는 일반배추와는 달리 속이 덜찬 배추로 ‘결구(結球: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일)배추’라고도 하는데, 그 가지가 밀생(密生)하지 않고 성글다는 데에서 생긴 이름일 것이다. 크기는 조금 작아도 고소하고 맛있는 배추란다. (17.6.18. 15매, 사진 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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