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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라[백화제방(百花齊放) 48]
이 웅 재
나는 작년 2월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왔다. 사위가 그곳으로 3년 동안 출장을 나가 있는 바람에 딸내미가 한번 다녀가시라고 해서 떠나게 된 외국 여행이었다.
한밤중 우리나라의 압구정동쯤에 해당하는 Bonifacio에 있는 ‘One Serendra’ 아파트에 도착하니, 아파트 정문에는 철문이 막고 있었다. 2명의 경찰이 철문을 열어주었는데, 한 명은 자동차 뒷바퀴까지 금속탐지기 같은 것으로 검사를 한다. 철문 통과 후 지하실 주차장으로 가는 곳에도 또 경찰 2명이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도 보안 카드가 있어야지만 가고자 하는 층을 누를 수가 있다.
나중에 보니 가는 곳마다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이런 것으로 보아 이곳의 치안 불안이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는 일이었다.
그곳에는 단지(團地) 밖으로 이어지는 길에 마치 우리나라의 등나무 터널처럼 이름 모를 꽃으로 만들어 놓은 길이 있어 운치가 그만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 꽃은 ‘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아(Thunbergia grandiflora)’라는 덩굴성 상록식물이었다.
쌍떡잎식물 쥐꼬리망초과에 속하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꽃으로, 원래는 계곡이나 늪지대, 둔덕진 언덕바지의 초지 등에서 자라는 잡초로 간주되는 꽃이었다. 통상 물과 햇볕을 좋아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자랄 수가 있어서, 그 일부 종이 브라질, 하와이, 오스트리아, 호주, 미국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여러 곳으로 귀화를 해서 관상용 식물로 인기를 누리게 된 꽃이었다.
주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화초이다 보니 원산지에서는 다년생이었으나 우리나라 노지에서는 일년생, 온실 같은 곳에서는 다년생으로 재배할 수가 있지만, 12℃ 이상으로 기온을 유지해 주어야만 한다. 종에 따라서는 키가 20m 정도까지 자라는 것도 있으나, 보통은 6m 정도로 자라는 꽃나무이다.
잎 가장자리는 성기고 무딘 톱니가 있으며, 잎은 넓은 하트형으로 마주나는데, 가장자리에 드물게 각이 져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개화 시기는 여름 중순부터 초가을까지라고 하고, 꽃은 3cm 정도가 되는 잎자루 끝에 한 개씩 마주보며 쌍으로 피어난다.
내가 본 꽃은 의외로 아름다웠는데, 그에 비해 향기는 별로 나지 않았다. 하늘색으로 피는 꽃은 큼지막해서 지름이 10cm나 되며 안 쪽은 노란색이고, 수술은 보통 4개이다. 번식은 주로 꺾꽂이로 하지만 열매를 잘 맺는 종류는 씨 뿌리기도 한다.
나중 알아보니, 꽃 색은 흰색,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 파란색, 자주색 등 여러 가지 품종이 있으며, 꽃의 색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여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그 정확한 이름을 알기가 쉽지 않았다.
잘 알려진 종으로는 내가 보았던 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라를 비롯하여 툰베르기아 알라타(T. alata), 툰베르기아 에렉타(T. erecta), 툰베르기아 그레고리(T. gregorii) 등이 있었다.
『다음 백과』등에 의하면, 툰베르기아 알라타는 동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덩굴식물이다. 열대 지역에서는 약 2m 높이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꽃잎은 5개로 연한 오렌지색이며 빨간색이나 흰색, 연한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데 꽃의 중심부에 있는 검은 점이 마치 까만 눈동자처럼 보이는 모양이라서 ‘검은 눈의 수잔(Black-eyed Susan)’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정원에서 키우는 경우가 많다.
툰베르기아 에렉타는 서아프리카가 원산지로 꽃의 색상과 모양이 진한 보라색의 나팔꽃과 유사해 ‘아프리카 나팔꽃’이라 부르기도 하고, 꽃의 모양이 대롱처럼 길게 늘어진데다가 그 빛깔이 강렬하여 ‘킹스맨틀(King`s Mantle, 왕의 망토)’라 부르기도 한다.
툰베르기아 그레고리는 진한 오렌지색 꽃이 피는 종이다. 열대 지역에서는 일 년 내내 꽃을 피우며 다소 시원한 기후에서는 여름과 가을에 꽃이 핀다.
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라가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열대 서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100여종이 분포한다. 뿌리가 깊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하늘색으로 피는 꽃은 큼지막해서 지름이 10cm나 되며 꽃은 푸른색과 보라색이 섞여 있으며 가운데 부분은 연한 노란색이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색을 가지고 있어 온대 지역에서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등나무처럼 기르면 운치가 그만이다.
칡, 나팔꽃, 더덕, 강낭콩 등과 마찬가지로 왼쪽으로 감아 오른다. 오른쪽으로 감고 오르는 인동이나 등나무, 시계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라는 내가 필리핀에서 본 후 얼마 안 되었을 때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가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18.3.3(토) 순복음 노원교회 비전센터 비전홀에서 “이음새문학회” 회원인 시인 이삼헌 씨의 장남 결혼식이 있었는데, 식장 안의 조금 높게 가설되어 있는 신랑신부가 행진할 통로 양 옆으로 장식하여 늘어뜨린 꽃이 꼭 필리핀에서 만났던 툰베르기아 그란디플로라(Thunbergia grandiflora)와 같았다. 해서 나중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국내에서도 그 꽃을 판매하는 곳들이 더러 있었다. (19.10.2.15매, 사진 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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