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8)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곳 1, 2, 3

거북이3 2011. 7. 22.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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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8)

    사진이 가장 많이 찍히는 곳 1, 2, 3                                                                              

                                                                                                                         이   웅   재


 미국 내 관광지 중에서 가장 많이 사진이 찍히는 곳은 자유의 여신상이란다. 그런데 자유의 여신상이 주는 제일 큰 이미지는 ‘자유’가 아니다. 연관 검색어 1위는 ‘이민’이었다. 이것은 외국인의 시각이 작용한 탓일 것이다.

 1886년 미국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에서 기증한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의 조각가 프레데릭 바르톨디(Frederic Bartholdi)에 의해 만들어지고,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것은 에펠탑으로 널리 알려진 구스타브 에펠(Gustav Eiffel)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만든 사람부터가 외국인이다. 주춧돌에 새겨진 엠마라자루스(Emma Lazarus)의 시에 나타난 "고단한 자들이여, 가난한 자들이여, 자유로이 숨 쉬고자 하는 군중들이여. 내게로 오라."라는 말이 상징하듯,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뉴욕 항구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자유의 여신상인 것이다.

 미합중국(United States of America)은 주(州)와 주만의 연합이라는 의미를 넘어 모든 나라, 모든 인종의 연합국이 아니던가? 그래서 자유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가 미국으로 미국으로 모여들었다. 다시 말해서 이민자들의 왕국이 된 것, 그러니 ‘이민’이 검색어 1위가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닐까?

 두 번째로 많이 찍히는 곳은 링컨 동상이라고 한다. 이것은 미국인 자체의 시각이 반영된 일일 것이다. 링컨은 바로 남북으로 대립되어 있던 미국을 통일시킨 주역이었으며, 미국 민주주의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천명해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의 ‘게티즈버그(Gettysburg)의 연설’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인의 경우에는 미국 행정부의 상징인 ‘백악관’이 더욱 선호되는 촬영지라고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하버드(Harvard) 대학’이란다. 청교도가 제일 먼저 만든 것이 바로 이 세계 제1의 대학이었다고 하니, 한 나라를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에서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지는 알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동문으로는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존 F. 케네디를 비롯해서 버락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총 6명의 미국 대통령과 41명의 노벨 수상자들을 배출한 대학이다. 하버드대의 소장 책 수는 2001년 기준 세계 최대로 1,518만여 권에 이른다. 라이벌 예일대도 1,111만여 권의 장서를 가지고 있으며, 영국의 옥스퍼드대는 713만여 권, 케임브리지대는 556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도쿄대는 811만여 권으로 유럽대학을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러면 우리의 서울대는? 부끄럽지만 228만여 권, 다음으로 경북대가 181만여 권, 연고대는 150만 권 안팎이며, 다른 4년제 대학들은 통상 7~80만 권 정도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니, 독서가 국력이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님을 알겠다.

 한국인의 미 동부 관광 패키지는 7박 9일 동안 이 세 곳을 무두 돌아보는, 소위 완전일주의 개념도 모자라서 캐나다의 퀘벡까지도 두루 편력하는 여행이니, 정말로 놀랄 만한 일이란다. 비행기만 타고 다녀도 어려운 그 빡빡한 일정을 버스를 타고 두루두루 일주하는 것이 바로 한국인, 역시 여행부문에서도 한국인의 ‘빨리빨리’는 정평이 나 있지 않나 싶다.

 버스는 뉴저지 주를 지나가고 있었다. 영국의 저지 아일랜드(Jersey Island)에서 그 이름은 따온 곳,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은 영국의 직속 식민지였던 곳이다. 미국 내에서는 5번째로 작은 주이지만, 전등, 축음기, 영사기 등 1,093개의 미국 특허를 가지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을 남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공장을 차리고 발명에 전념하였던 곳이다. 발명의 주(州)요, 석유화학과 의학이 다른 주에 비해서 두드러지게 발달된 곳이면서도 아이비 리그(Ivy League)의 프린스턴대학(Princeton University) 등이 있는 교육의 도시이기도 하다.

 버스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델라웨이 주(State of Delaware)도 통과를 하게 되는데, 이 주는 2시간 동안이면 훌쩍 통과해 버릴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의 땅은 대부분의 미동부 관광객들이 밟아보는 곳이다. 그 까닭은 바로 화장실 때문이다. 넓고 넓은 땅덩어리라서 고속도로에는 휴게실이나 화장실이 별로 없기에 어쩌다 화장실을 만나게 되면 ‘죽은 자식이라도 살아온 듯’ 반갑기가 그지없다.

 사실 이 주가 가장 관심을 끄는 측면은, 크기로는 두 번째이지만 ‘첫 번째 주(First State)’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주’라는 것은, 미국 독립 당시 독립선언서에 가장 먼저 서명을 한, 그래서 합중국 가입이 첫 번째이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당시로서는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하는 일 자체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생각해 보아도 이는 쉽게 이해할 수가 있겠다.

 기미독립선언서의 경우, 종교계의 손병희 씨나 한용운 씨 등 몇 분을 제외하고서는 이렇다 할 사회 명사들의 이름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는 의아스러워 했다. 선언서의 기초자인 최남선 씨마저도 민족대표 33인에는 들어 있지 않았다. 심지어는 처음 33인 중에는 이완용까지도 포함시키자는 논의마저 있었다는 것이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런 발상 자체야 매국노에 속하는 사람까지 독립을 지지한다는 대외적인 명분을 얻자는 의도였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초기에는 독립협회의 의장도 지냈고, 명필로서의 솜씨를 ‘독립문’이란 편액에까지 남겼던 인물이니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은 얼마나 천만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태화관에서의 독립선언서 낭독이 사전 왜경에 발각되어 관련자들이 연행되어 무산되었던 일도 아마 이러한 과정과도 관련이 있지 않았나 싶다. 다행히 가까운 지역인 파고다 공원에서의 선언서 낭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잊을 수 없는 기미독립운동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델라웨이 주의 독립선언서 서명은 충분히 ‘First State’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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