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문화 체험기

(서유럽 문화 체험기 10) 100여 명의 등신상이 그려진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거북이3 2016. 1. 1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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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문화 체험기 10)
    100여 명의 등신상이 그려진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이   웅   재


  이제 버스는 루브르박물관을 향해 달린다. 가이드의 설명을 계속되었고, 버스 기사는 무슨 얘길 그렇게 끊임없이 하느냐고 묻는다. 입담이 없으면 가이드를 할 수가 없다. 손님들이 심심하면 안 되는 것이다.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우스갯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뜻밖의 일이 발생했을 때 순간적 대응능력도 탁월해야 한다. 대부분의 가이드들은 현지 유학생들이 많다. 모자라는 학비나 용돈을 벌기 위하여 시작을 했다가 의외로 수입도 괜찮고 적성에도 맞아서 아예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가이드의 얘기가 계속된다. 비교적 사람이 많은 곳에서 동양인을 만나 보았을 때, 혹시나 한국 사람이 아닐까 궁금하면 상대에게 발을 한번 밟혀보라고 한다. 무심코 나오는 말이 ‘아야!’라면 금세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으니까. 좀더 얘기를 나누고 싶으면 정중하게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앞세우면 된다는 것이다. 반대이면 ‘Sorry!’라고 말하고 끝내면 된단다.
  드디어 루브르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관람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데, 통합 티켓의 경우에는 한화로 2만 원 내외쯤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개별 이용자의 경우라면, 무료 이용이나 아니면 헐값에 관람할 수도 있다고 한다. 티켓은 하루 종일 이용이 가능해서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얻든가 아니면 싼 값으로 구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패키지 여행객들에게는 무관한 일이었다.  
  박물관에는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해서 평소에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 작품이라거나 다른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서 열심히 보는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처음으로 관심을 끌었던 조각품은 밀로(Milo)의 비너스(Venus)상이었다. 작자는 아쉽게도 알려지지 않았고, ‘밀로’라는 지방에서 발견된 것이란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처럼 부드러워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피부 결, 우윳빛의 탐스런 유방, 그런 평가에 걸맞게 우리의 ‘비너스’는 단독의 방을 차지하고 있어서, 앞 뒤 옆으로 한 바퀴 빙 돌면서 비너스를 ‘경배’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안타까웠다. 우리의 비너스에겐 팔이 없었던 것이다. ‘부족함’이 ‘온전함’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보기 드문 석상이었다.
  다음으로는 ‘승리의 여신상’이라고들 말하고 있는 사모트라케(Samothrace) 섬에서 출토된 니케(Nike) 상이 관심을 끌었다. 역시 작자 미상이다. 비너스 상에는 팔이 없었는데, 니케 상은 얼굴이 없다. 대신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가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을 보니 물에라도 젖은 듯 온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바람에 날리는 모양을 하고 있어서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오른쪽 날개는 떨어져나가고 없는 상태라서 실제로 날 수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매우 안타까웠다.
  드디어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모나리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어찌나 관람객들이 많은지 가까이에 가서 사진을 찍으려 하니 여의치가 않았다. 모나는 이탈리아어로 유부녀에 대한 경칭이요, 리자는 피렌체의 부유한 상인 조콘다의 부인 엘리자베타라고 한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무어라 묘사하기 힘든 신비성을 띠고 있는데,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눈썹이 없는 초상화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 Louis David)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도 인기가 많았다. 이름은  ‘나폴레옹1세의 대관식’이지만, 실은 대관식 장면 직후에 가진 조세핀 황후의 대관식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나폴레옹은 교황이 관을 씌워주려는 순간, 자신이 그것을 빼앗아 스스로 써 버리고는 황후에게 관을 씌워주었던 것이다. 교황, 대법관 등 대관식에 실제로 참석했던 100명이 훨씬 넘는 인물들의 등신상(等身像)을 그리다 보니 작품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게 되었다. 작품 속에는 나폴레옹의 어머니도 그려져 있었는데 그녀는 실제로 그날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황후 조세핀은 나폴레옹보다 6년 연상에 전 남편의 자식도 2이나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결혼을 반대했던 어머니라서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인데 나폴레옹의 명령에 의해 그림 속에는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되었다. 그와 함께 다비드는 자신의 모습까지도 그림 속에 그려 넣었으니, 참으로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16.1.16.15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