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은행잎조팝나무와 백합나무, 그리고 예닮글로벌학교.hwp
은행잎조팝나무와 백합나무, 그리고 예닮글로벌학교
이 웅 재
“국제문인협회”의 봄철 문학기행에 참석하기 위하여, 6:30쯤 아파트 옆 버스정류장에서 9300번 버스를 탔다. 버스는 우리 동네에서 한 정거장을 더 간 아름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이 승차하여 순식간에 만석이 되고, 그 이후에도 사람들은 계속 타는 바람에 입석으로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것을 보면서 지하철은 지하로 다니니까 암흑세계라 주로 노인들이 많이 타고, 버스는 지상으로 다니니까 광명세계요, 비행기는 드넓은 창공을 날아다니니까 자유세계를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늙을수록 지하세계로 가까이 가다가 결국에는 영영 지하세계에 묻혀버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 말이다.
종로 2가에 도착하니 7:20경, 8:10까지 도착하면 되는데 너무 일찍 갔다. 해서 탑골공원에나 들어가서 시간을 죽여볼까 하였더니, 이제야 마악 관련자들이 나타나서 문을 열기 시작을 하고 있기에, 그냥 근처나 둘러보는 수밖에는 없구나 싶어 지하철 종로3가역 주변과 낙원상가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교동초등학교(校洞初等學校:1894년 9월 18일 황실의 자녀들에게 신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인 관립 교동소학교로 개교한 학교) 앞쪽을 지나가게 되었고, 그 아래쪽(‘대청마루’ 건너편 쪽)에 ‘지석영 집터’가 있었다는 안내판도 새로 보게 되었고, 방향을 바꾸어 ‘대청마루’ 앞쪽을 지나갈 때에는 가로에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꽃나무가 눈에 띄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주변에서 흔히 보기가 힘든 ‘은행잎조팝나무’였다. 나중 “수필문학”에 연재하고 있는 “백화제방(百花齊放)” 중의 한 꼭지로 써도 좋겠다 싶었다.
전세 버스로 먼저 허균 생가에 도착한 나는, 먼저 그곳에 있는 ‘백합나무’(튤립트리, Tulip Tree, 튤립 포플러,Tulip Poplar)를 확인하였다. 전에 “수필문학”에서 이곳에 문학기행을 왔을 때, 나는 이 나무를 ‘대왕참나무’로 잘못 알고 ‘백합나무’ 또는 ‘튜립나무’라고 하는 음춘야 선생에게 바락바락 우긴 일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내 잘못을 분명히 확인하였으니 나중 음 선생을 만나면 내 잘못을 말해 드려야겠다.
허균 생가를 본 후, 시간이 많이 흘러서 “선교장” 답사 후 먹기로 했던 점심부터 먹었다. “차현희 순두부집”의 ‘전복두부전골’(13000원짜리라고 하였음)을 먹었는데, 맛이 ‘띵하오아’였다. 이후 선교장을 답사하고(그런데 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새는 65세 이상 경로의 경우에도 입장료를 3000원씩 받고 있었음), 경포호수 쪽으로 가는데, 옆에 앉아 있던 임무정 교장이 “김시습 기념관도 있네.” 하기에 놀랐다. 나중 알아보니 강릉 운정길에 있었는데 여기는 관람 무료였다. 나는 지난 날 김시습의 ‘금오신화’ 한문 원문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학생 1명을 놓고 강의하던 때(나중 전공선택이 되었지만, 전공필수였을 때 군대에 갔던 학생이라서 꼭 그 과목 학점을 받아야만 졸업을 할 수가 없어서)가 생각나서 감회가 새로웠다.
경포호수에서는 함효영(咸孝英) 작사 홍난파(洪蘭坡) 작곡의 가곡 ‘사공의 노래’ 노래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내가 버튼을 눌렀더니 노래가 흘러나와서 사람들이 어떻게 노래를 틀 수 있는 걸 알았느냐고들 놀랐다. 전에는 5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 되었었는데 아마도 시설을 개선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시간 계획상 오죽헌 일대를 둘러보려던 예정은 생략하고 서둘러 다음 행선지인 “예닮글로벌학교”를 찾아갔다. 3만 평이나 된다는 널찍한 터에 기숙사가 완비된 학교는 한마디로 교육환경이 매우 좋은 듯했다. 학교 건물에는 ‘환 국제문예작가단 방문 영’이라는 횡단막까지도 걸어 놓았다. 교장은 유화웅 선생님, 국제문예의 강원도 강릉지부장으로 이번 문학기행은 그분의 협조와 후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선생님 한 분이 학교 소개를 해 주어서 학교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이 학교는 기독교 대안학교란다. 학생 150명 전원이 기술사 생활을 하는 중고등학교로서 중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귀가하고, 고등학생은 월 1회 귀가한다고 하며, 학교 이름에 ‘글로벌’이 들어있다시피 영어를 중시하는 교육을 실시한단다. 일반학교에서는 모두 24과목을 가르치지만 이곳에서는 영어를 비롯하여 4과목을 배운다고 했다. 음악이나 체육은 1인 1기를 터득하여야 하며 학생들은 HP을 사용할 수 없고, 사교육에서도 탈피한 학교란다. 대학엘 가려면 검정고시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부분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작년의 경우 24명이 졸업을 하였는데 22명이 대학 입학을 원하여 외국의 유명 대학을 비롯하여 전원 대학 합격을 하는 놀라운 면모를 보인 바 있단다. 일반학교가 지식을 ‘집어넣는 교육’을 하고 있는 데 반하여, 이 학교는 창의력 등을 ‘꺼내는 교육’을 한다고 했다.
기독교 관련 학교이기는 하지만 크리스찬이 아니더라고 교육 이념에 찬성만 하면 누구나 입학할 수가 있으나, 채플 시간에는 꼭 참석해야 한단다. 일반학교의 경우에는 1년 동안 6800건의 공문을 대하여야 하지만, 이곳은 대안학교인 만큼 그런 모든 면에서 자유로운 편이며, 전교조도 없다고 한다. 나중에 나오면서 보니까 학교 내에는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는 옆에 아담한 정자도 있어 무척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고, 그 아래쪽으로는 잔디가 파아랗게 깔려 있는 아주 널찍한 여러 가지 구기를 할 수 있는 운동장도 다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매우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는 학교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한 가지 문제라면 학비가 아닐까 싶었다. 중학생은 월 100만 원, 고등학생은 120만 원이 들어야 한다니까, 일반 가정이라면 쉽지 않은 액수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었다. (19.6.2.15매, 사진은 별도로 등록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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