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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프랑스 사람들에 의해 건립된 닭성당과 바나힐
이 웅 재
11월 20일(수).
TV에서는 비가 올 것이라 했는데, 다행히 하루 종일 큰 비는 오지 않았다.
오늘은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날로, 근처의 다낭대성당(Da Nang Cathedral)을 둘러보는 일로부터 여정을 잡았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70%가 불교 신도라고 하고, 프랑스에게 나라를 빼앗기게 된 것도 천주교 선교사들의 박해로 인한 결과이었기에, 흔히‘닭성당’이라는 특이한 별칭으로 불리는 가톨릭성당이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워서 포함시킨 일정이었다. 이 성당은 1923년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로 지내던 시기에 프랑스 사람들이 돈을 갹출하여 세웠다고 한다. 성당의 뾰죽탑 꼭대기에 닭 조각상이 있어서 ‘닭성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왜 성당 꼭대기에 닭을 올렸을까? 복음서를 보면, 베드로는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자신은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였다고 한다. 그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나중 베드로는 자만했던 자신을 속죄하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성당 뾰족탑 위의 닭은 그러한 베드로의 자만과 회개를 기억하도록 경고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닭성당은 석조 건물 안에 철골 구조를 한 신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었는데, 유럽 쪽에서 흔히 보던 성당들에 비해서는 화려한 장식이 없는 단순한 모습이었고, 오히려 그러한 모양새에 정감이 가기도 하여 앞마당을 한 번 휘 둘러보았다.
마당 한쪽에는 피에타상도 있었고, 그 근처에는 키 큰 자귀나무가, 반대쪽에는 역시 키가 커다란 빵나무 몇 그루가 아주 싱싱하게 보였다. 옆쪽으로 성당을 돌아가다 보니 아, 거기에는 비교적 커다란 화분에 심겨져 있는 플루메리아가 우리 일행을 반갑다고 예쁜 꽃을 피우고 기다려 주지를 않는가? 뒤쪽으로는 동굴도 있었고 거기에는 성모상으로 보이는 석고상도 우리를 반겨 주었다.
빗방울이 몇 방울 떨어지기도 해서 서둘러 닭성당을 나와서 전용 버스로 가고 있는데, 중간의 길가 공원에는 자물쇠가 달린 쓰레기통도 보였지만, 시간이 없어서 사진 한 장만 달랑 찍고 급히 이동을 하였다.
이제 우리는 해발 1500m 높이의 산꼭대기에 있는 바나힐(Bana hills)로 간다. 프랑스인들이 식민지배 시절 더위를 피하기 위해 지어놓은 휴양지라서, 베트남 속의 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 이국적인 곳이었다. 나중 베트남인들이 그곳에 있는 방갈로 전부를 불태웠고 오르는 길도 없었단다. 해서 이곳 사람들은 전쟁을 안 겪은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바나’라는 말은 ‘신성한 여인’이라는 뜻이란다. ‘신성한 여인’을 만나러 가는 길은 입장료도 비쌌다. 길이가 5.8km나 되는 케이블카 건설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서 그렇단다. 자연 보호를 위하여 케이블카를 건설했다니 돈이 많이 들 법도 했다. 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했고, 한국도 거들었다는데 특히 케이블카의 와이어는 한국산이라고 했다.
입장료는 2017년 기준으로 성인은 650,000동(한화 약 32,000원), 소아(키 1m~1.3m)는 550,000동(한화 약 27,000원), 키 1m 이하는 무료였다. 이곳에서는 나이가 아닌 키를 가지고 소아 여부를 구분하고 있었다.
입구에서는 계절상으로 보아서 아직도 멀고멀었는데 벌써 징글벨 노래와 더불어 춤을 추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이벤트를 무척이나 선호한다고 했다. 심지어 매달 24, 25일은 젊은이들의 Happy birthday란다. 공산주의의 기계적인 체제에 불만을 품어서 공산주의를 때려잡자 하면 안 되니까 가능한 한 마음껏 풀어주기 위한 배려란다. 동양에서처럼 1모작의 경우에나 해당되는 추석의 개념도 없어서 더더욱 연말을 앞당기는 행사들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화장실 안내 표지판을‘남(Nam), 녀(Nu)’로 표기하고 있어서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케이블카엔 8명씩 탑승을 했다.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게 천국에라도 가는 기분이었는데, 예전에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었단다. 충북 단양의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도 바닥이 유리로 된 장소가 있었다. 그곳에서도 오금이 떨려 바들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 높은 곳을 유리바닥으로 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을까? 하지만, 조금 가다 보니 그럴 만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욱한 안개 때문에 앞쪽의 케이블카도 잘 안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는 이런 곳이면 당연히 신성한 여인, 곧 선녀가 목욕을 할 법도 싶어서 눈을 크게 뜨고 바닥을 샅샅이 살펴보았으나, 그녀들이 퍼지게 만들었을 안개로 인하여 허사였다. 나중, 내려갈 때에도 안개는 걷히지를 않아서, 나는 선녀들의 목욕시간이 너무 긴 것이 아니냐고 혼자 투덜대어 보았다. 못 본 것은 목욕하는 선녀들뿐만이 아니었다. 이곳에는 원숭이도 많이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놈들 코빼기도 볼 수가 없어서 괘씸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는 바나 힐의 명소 골든 브릿지(Golden Bridge)로 향하였다. 해발 1,400m 위에 커다란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모형으로 세워진 다리로, 2018년 6월에 개장했다는데, 독특한 외관에다가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서 이곳의 명소로 이름난 곳이었다. 는개비가 자욱하게 내려서 5m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준서 씨와 나는 그 다리의 끝까지 가 보자고 하여 한참을 더 갔더니, 아! 거기에는 또다른 별천지가 펼쳐져 있었다.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자그마한 공원에 온갖 꽃이 예쁘장하게 피어 있었고, 쫙 벌린 사람의 손을 형상한 조각품을 비롯한 많은 청동상들도 있었다. 그러한 경치에 몰입하다 보니 일행들은 모두 되돌아갔는지 보이지를 않아서 바삐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20.1.24.15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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