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분당문학회 이웅재 회장
"문학 예술로 분당의 모습을 읽지요"
며칠 전 '분당문학'이라는 책자 한 권을 받았다. 분당문학회에서 지난 5월 발간한 지역 문학잡지 창간호. 문인들이 분당에서 사는 얘기들, 문학에 대한 바지런한 애정이 알알이 박혀있다.
글 김정삼 기자 사진 이지영 기자
지난 4일 토요일 오후 중앙공원 광장은 시끌벅적했다. 인근 학교에서 토요 체험학습을 나왔는지 어린 학생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광장 한 쪽에서 분당문학회 이웅재(64. 야탑동) 회장을 만났다. 오전 10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여름으로 치닫는 유월의 햇살은 제법 뜨겁다. 고인돌이 있는 약수터 옆 한갓진 그늘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릐 손에는 두툼한 책자 한 권이 들려있었다. 회원들의 활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앞 표지는 지역을 화폭에 담아온 '분당 로데오 거리의 추억'이라는 신정무 화가의 그림이, 제호는 흰 바탕에 '분당문학'이라고 세련된 한글서체로 쓴 것이 눈에 띈다. 뒷 표지는 지역 기업의 홍보 광고가 실렸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니 '지역문학의 가능성을 찾는다'라는 주제 아레 소설가 오인문, 문화평론가 류재엽, 시조시인 한춘섭 씨의 지역 문학, 지역 역사에 대한 기고글이 실렸다. 이어서 소설가 이경은 씨가 참여한 지역 문학에 대한 특집 좌담, 회원 30여 명이 출품한 시와 소설, 수필, 평론이 맞춤하게 실려 있었다.
60여 명의 등단 문인들이 활동하는 분당문학회. 모임을 시작한 지 3년이 넘은 시점에 창간 잡지를 펴낸 이회장은 책장을 넘기며 흐뭇한 표정이다. 책을 내면서 어려웠던 건 만만치 않았던 제작비. 시,청각적인 예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관심이 많고 지원도 잘 되지만, 언어 예술인 문학에 대해서는 후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울러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지역 내 큰 기업인 공기업들은 이전 소식 등이 겹쳐 후원의 손길이 줄어 들었다. 하지만 서현문고를 비롯한 문학회 활동을 아는 몇몇 지역 기업의 후원이 큰 도움이 됐다. 모자란 제작비는 회원들이 사비를 조금씩 거둬 충당했다고 한다.
그는 "원래 계간 잡지를 내려고 계획했는데 한 번 내보니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한 번 더 책을 엮을 때까지는 회장을 맡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분당 문화 인프라 확충해야
이 회장은 신도시 초창기에 입주한 분당 사람이다. 분당은 '주거 만족도 1위'라는 애칭답게 여러 가지 편의시설들이 잘 돼있지만 정작 문화 인프라는 많이 부족한 곳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을 무대로 한 분당문학회 활동은 소중하다. 등단 문인들이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을 모티브로 창작 활동을 하는 것. 모래알처럼 제각각 정서를 가진 분당 사람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학회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분당 살이를 나누고 있지만 모임에만 활동이 머물지는 않는다. 문학잡지를 엮어내듯 매년 주민을 대상으로 시화전을 열면서 주민들을 만난다. 지역 문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시민 백일장도 치러 보고 싶다는 게 문학회 사람들의 바람이다.
그는 98년도에 수필가로 등단했지만 글을 써온 지는 십수 년이 넘었다고 했다. 문화 평론과 소설에도 관심이 있지만, 특히 자연과 늘 만나는 기행문에 관심이 있다. "도시는 자연을 닮아 갑니다. 아파트숲이라는 용어에서 '숲', 자가용 홍수라는 표현에서 '홍수',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하는 걸 '인파' 라고 하듯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자연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요." 그는 분당이라는 도시가 좀더 자연친화적이고, 예술 향기가 넘치는 도시로 완성되길 바란다.
- id 분당.no.232. 2005년 6월 17일~6월23일.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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