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청말 띠 해의 소망

거북이3 2013. 12. 28. 21:38

     청말 띠 해의 소망

                                                                                                                                                                                            이 웅 재

 

  2014년은 말띠 해다. ‘말’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죽마고우’라는 말이다. 어렸을 때 골목마다 다니면서 말을 태워주던 할아버지가 저절로 연상이 된다. 그것은 목마였다. ‘죽마’의 원형에 가까운 것은, 요즈음 흔히 볼 수 있는 판촉 행사 등에서의 ‘키다리 피에로’처럼 튼튼한 대나무의 지상 30cm쯤에 발판을 만들고 여기에 올라서서 걷는 놀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개량된 죽마타기’이다. 보다 원형에 가까운 것은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긴 막대기나 마당비 따위를 두 다리 사이에 끼워 올라타고 왔다갔다 하며 노는 놀이”에서 찾을 수가 있다.

  말은 역사 이래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어온 동물 중의 하나로서, 12지(支)의 8번째 ‘오(午)’에 해당한다. 천간(天干) 중 갑을(甲乙)은 동쪽을 가리키며, 목(木)에 해당하고, 청색으로 표현된다. 그러니까 금년은 말띠 해 중에서도 청말 띠 해에 해당한다. 백마도 있고, 적토마(赤土馬)도 있고, 황마(黃馬:구렁말)와 흑마(黑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청마(靑馬)는 없다. 그 청마를 유치환(柳致環)은 호로 사용했다. 없는 것을 들먹이는 것은 상상의 세계를 끌어들인다는 뜻일 것이다. 상상이란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것을 말하고자 할 때에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소망, 희망을 의미한다.

  인간이 탈 수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존재인 말은 우리 인간을 신의 세계로 운송해 주는 매개체로서 인식하기도 하였다. 스피드의 시대, 지상에서의 운송기구인 자동차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첫 고유자동차 모델이 조랑말을 뜻하는 포니였으며, 현재 가장 고급 승용차에 해당하는 브랜드가 라틴어로 ‘말’이란 의미의 에쿠스가 아니던가?

  서양에서는 승마가 귀족 스포츠로 발달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니면서 명품 브랜드의 로고나 상징 이미지에 많이 사용된다.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의 핸드백, 지갑이라든가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말 넥타이, 말 두 마리의 모습을 그린 가죽 패치가 붙어 있는 미국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그것이다.(조선일보 이제남 기자의 2013.12.24 입력 기사 참조.)

  말띠 해, 그것도 청말 띠 해에는 이와 같은 의미들을 포괄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2013.12.28. 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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