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바다) 주계(酒戒) 1
이 웅 재 발췌 협평(夾評)
대체로 술이라고 하는 것은 질병을 발생시키는 독물일 뿐 추호도 이익이 없으며, 산처럼 큰 해가 있다.(글쎄올시다) 군자도 그것으로 덕망(德望)을 손상시키며, 소인은 그것으로 죄를 초래하고 만다.(나는 군자도 사양하고 소인도 하지 않으련다. 그러니까 별 문제 없겠지?) 그것을 탐하여 빠지게 되면 대개 재난이 있게 마련이다. 세상 사람들도 뻔연히 그런 이치를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끊지 못한다.(뭐야? 날 두고 하는 말인가? 아니지, 이 글은 317년에 씌어진 글인데...)
그것뿐인가. 절주(節酒)하려는 생각조차 않는다. 입[囗]의 천박한 욕심 때문에 경솔하게도 화근을 자초하고 만다. 열기에 목구멍이 마를 때 차거운 것을 마구 마셔댄다. 기분은 한결 좋아지겠지만, 대신 몸은 그만큼 위험하다.(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술은 찬 것이 아니라구. 냉장고에 넣었다 마셔도 그걸 먹고 나면 속에서 열이 올라오는데...)
크고 작은 실패들이 모두 술로 인한 것들이다. 그리고 속인들은 술을 즐기고 술에 빠진다.(그러는 지는 탈속인이라는 건가?)
처음 주연(酒宴)이 벌어질 때는 서로 겸양하며, 질서가 정연하고, 말수도 적고, 자세 또한 바르다. 느긋한 밤 주연을 만끽하고 평화로운 시대의 음주를 즐기면서 시를 읊고 주인의 장수를 빌면서 축배를 든다. 술잔을 들기는 하나, 바른 자세는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옳거니!)
그러나 그것도 얼마 안 가서 몸이 비틀거리고, 귓가가 벌겋게 열이 오른다.(당연하지) 유리그릇이나 소라그릇에 술을 가득히 채우고, 이것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 벌로 재주를 구경시키도록 한다.(어느 시대나 그런 점은 똑 같았구먼!) 마침내 술이 취했으나, 물러가지 못하게 한다. 손님이 타고 온 수레의 굴대빗장을 뽑아서 우물 속에 던져버린다.(아주 날밤 새우기로 작정을 했군!)
이쯤 되면 입으로 코로 술이 넘쳐흐르고, 취기는 본성마저 잃게 하여 어지럽다.(그런 걸 ‘적벽부’에서는 ‘배반[杯盤]이 낭자[狼藉]하다’고 했지) 비틀거리면서 춤을 추다 보면 돌아가 앉을 자리조차도 찾을 수 없다.(그건 ‘꼴까닥’이라구 한다구) 술에 취하면 우는 자도 있고, 크게 고함을 지르는 자도 있어서 마치 들끓는 것 같아 일대 수라장이다.(이런 건 ‘주정’이구)
혹은 상대방의 말머리를 짓누르려 하고, 혹은 앙앙 소리 내어 울기도 하며, 홀로 껄껄대며 웃어대는가 하면(달밤에 체조하나?), 혹은 상대도 없이 혼잣말을 뇌까리리도 한다.(완전히 한물갔군) 어떤 자는 식탁 위나 방바닥에 토해내는가 하면, 어떤 자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도 하고 비틀거리기도 한다. 또 어떤 자는 관이나 허리띠를 풀어 젖힌다.(저런!)
이렇게 되면 아무리 점잖은 자라도 화독(華督)이 추파를 던진 것이나 다를 바 없다.(宋나라의 公族으로 大宰의 직에 있었던 華父督<화보독>을 말하는 듯함. 督은 大夫인 孔父嘉[공보가; 공자의 6世祖]의 부인을 노상에서 보고 그 여자가 자기 앞을 지날 때까지 바라보고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하고 감탄했음. 결국 그는 그녀의 미모에 반하여 공보가를 죽이고 그 부인을 탈취했음. 당시의 임금 殤公이 그 잘못을 책망하자 임금마저 죽여 버리고 鄭나라의 莊公을 맞아 임금으로 세우고 재상이 되었음) 비록 겁쟁이이긴 해도 오(吳)나라 경기(慶忌)의 강력하고 민첩한 행동을 본받으려 한다.(춘추 시대 오왕 僚의 아들로 달리는 짐승을 따라잡고, 날아가는 새를 손으로 잡을 정도로 민첩했음) 아무리 느린 자라도 쑥 열매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파도처럼 소란을 피운다.(쑥 열매는 어떻게 생겼지?) 깔끔한 자라도 사슴처럼 껑충 뛰고 물고기처럼 설쳐댄다. 평소에는 계절에 따라서 인사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던 자들도 손뼉을 치면서 합창을 부른다. 평소에 겸손하여 남과 다투는 일도 없는 자들이 모두 간이 커져서 대기염을 토해내곤 한다.(그러려구 먹는 거라니까 그러네)
즉, 수치심 따위는 어느 사이 사라지고, 정신착란의 발작마저 일어난다. 용렬한 성품이 나타나서 오만불손한 태도로 변한다. 정신은 혼탁하게 되어 시비의 판단은 전도되고 만다.(‘是非非是是非非 是是非非是是非;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이 아니고,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거리네.’라고 김삿갓이 말했었지)
어떤 자는 마차를 사납게 몰아서 골짜기에 떨어지는 일도 예사로 여기고,(저런, 그때에도 음주운전이 있었구먼) 꼬불한 언덕길도 개미집처럼 여긴다.(무슨 뜻이지?) 어떤 자는 높은 언덕길에 올라가 딛고 있는 땅이 무너져 내리는 것도 미처 모른다. 폭포가 떨어지는 깊은 연못이라 해도 소가 딛고 간 발자국 정도로 여긴다.(간덩이가 부었군) 어떤 자는 기물(器物)에 화를 풀기도 하고, 어떤 자는 처자에게 술주정을 부린다. 어떤 자는 부하나 하인들에게 까닭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내겐 부하도 하인도 없다구) 가축에게 칼부림을 하기도 한다. 또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보물을 연못에 던져버리기도 하고,(그거 어느 연못이지요?) 길을 가는 사람에게 주정을 부리거나, 친구에게까지도 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다.(왕따당하게 생겼구먼) 주군(主君)에 대한 무례한 행동을 하다가 사형(死刑)을 당한 자도 있다.(계급장 떼고 붙어보자고 했나?) 그런가 하면 또 흉악한 상대에게 걸리면 치도곤이를 당하는 자도 있다.(조심하라구)
*다음에 계속*
*출전: 葛洪 지음. 昔原台 譯註. 新譯 抱朴子(外篇 2).
서림문화사. 1955.5. pp.90-96.
*葛洪: 東晋 사람. 抱朴子는 317년에 지은 중국의 道家書로 內篇은 不老長生 의 仙術과 구체적인 이론을 기술했고, 外篇은 유교적 정치론으로 時政 의 득실, 人事의 선악 등을 論說했음.
(06. 8. 20. 원고지 15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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