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52) Columbia Icefield에서 설상차를 타고 만년설 체험을 하다

거북이3 2012. 4. 1. 12:01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52. Columbia Icefield.hwp

 

(미국 ․ 캐나다 문화 체험기 52)

     Columbia Icefield에서 설상차를 타고 만년설 체험을 하다

                                                                                                                                                                                                이 웅 재

 

우리는 지금 재스퍼로 가고 있다. Big Bend를 지나 한참을 더 가니 Wilcox Creek이 나온다. 여기가 캐나디언 로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캠핑장으로 겨울에도 개장한다. 여기서 Sunwapta Pass(선왑타 고개)를 넘으면 그 유명한 Columbia Icefield가 펼쳐진다. 선왑타 고개는 해발 2,030m, 인디언말로 "몹시 황폐한 강"이라는 뜻의 이 고개는 Jasper 국립공원과 Banff 국립공원의 경계가 되는 높은 고개이다. Columbia Icefield Centre까지는 불과 2km 밖에는 떨어져 있지 않아서 인기가 좋은 곳이다. 국립공원에 있는 캠프장은 모두 공영(公營)인데, 기본이용료는 $18정도라고 한다. 수세식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추가 금액을 내어야 한다. 캠프화이어도 할 수 있다. 캠핑카에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는 곳이다. 웬만한 캠핑카는 3-4억 정도 한다니까 나에게는 언감생심이지만, 여행매니아쯤 되면 정년퇴임 후 하나 사서 마음껏 여행을 다니는 것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싶었다.

드디어 Sunwapta Pass를 넘어 Columbia Icefield Centre에 도착했다. 전화로 문의해 본 바, 이 Icefield는 오늘 처음 개장을 한다기에 일부러 날짜를 맞춰서 찾아온 것이다. 통상적으로 5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개장을 한다고 하였는데 금년에는 16일부터 운행한다더니 며칠 연기되어 21일부터 개장한다고 했지만, 운 좋게도 오늘 문을 열었던 것이다. 이곳의 Icefield(빙원)은 북극권을 제외하고는 북반구 최대의 빙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녹는 물은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 등으로 흘러든단다.

빙원(氷原)이란 지표의 전면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빙하(氷河)의 벌판으로 빙야(氷野)라고도 한다. 빙하는 오랜 세월 동안 눈이 녹지 않고 쌓이면서 위쪽에 있는 눈의 무게가 아래쪽에 있는 눈을 눌러서 만든 얼음덩어리이다. 그러나 위쪽의 눈이 계속 쌓이다 보면 아래쪽 눈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녹아 흘러내리기도 하는데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만년설폭포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평원에 해당하는 곳이라도 곳곳에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균열인 Crevasse가 있어 Snowcoach(또는 Snowmobile: 雪上車)로, 그것도 정해진 길로만 다닐 수가 있다.

1인당 50$(한화 6만 원 정도, 아이들은 그 반액)씩 내고 설상차를 탔다. 1대에 8-9억쯤 된다고 하던가? 바퀴의 높이만 하여도 거의 어른의 키와 맞먹는다. 지름이 150m라고 하던가? 앞의 글 27번째 꼭지에서 말한 ‘공룡식당’에서 보았던 거대한 타이어가 바로 이 설상차의 바퀴였다. 그때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2,000만 원짜리라고 했는데, 과장법을 좀 심하게 썼다. 실제로는 한 500만 원 정도 한단다. 설상차는 전 세계에 모두 28대가 있으며 그 중 27대가 이곳에 있고 나머지 1대는 미국의 알래스카에 있다던가? 14:00 막차로 떠나는 설상차를 타고 Icefield에 있는 30여 개의 빙하 중 애서배스카 빙하(Athabasca Glacier) 위를 지나 만년설 폭포 쪽으로 갔다. Athabasca Glacier는 거대한 Columbia Icefield의 일부이다. 얼음의 두께는 350m 정도라고 한다. 손님은 우리 식구 6명과 다른 손님 6명 합하여 모두 12명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왕복 50분, 그리고 빙원에서의 자유시간 30분 정도의 만년설 체험을 하였다.

우리는 만년설 위에서 차갑고 신선한 공기를 흠뻑 마시면서 실컷 뛰고 사진을 찍고 눈사람도 만들고 하면서 길지 않은 시간을 마음껏 즐겼다. 도중에서는 산양 3마리가 빙원 위에서 노니는 것도 보았다. 그들은 어쩌다 눈이 녹아 있는 양지쪽의 푸릇푸릇 야생초가 보이는 곳에서 분주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빙원에는 군데군데 바위요 너무 추워서 나무가 없을 줄 알았더니, 예상 밖으로 드문드문 나무들도 보였다. 하기는 이곳의 교목 성장 한계선이 해발 2,000m-2,300m라고 했으니, 빽빽한 숲을 이루지는 못하겠지만 나무가 전혀 자랄 수 없는 고도(高度)는 아니었다. 그러나 얼핏 보아서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인 세상에서 어렵게 먹고 살아야 하는 야생동물들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Icefield Centre에는 Glacier Water라 쓴 생수자판기도 있었다. 이 생수는 Columbia Icefield Centre에서만 판매한다. 1만 년 역사를 마실 수 있는 물이다. 캐나다에 그렇게 많은 아름다운 호수들의 물은 마실 수가 없다. 석회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Glacier Water만은 마음 놓고 마셔도 된다. 미네랄이 풍부하여 젊어지는 물이라고까지 하는 것이 이 빙하의 물이다.

우리는 다시 재스퍼로 향했다. Columbia Icefield 이전의 밴프란 지명은 이곳에 철도가 건설되면서 당시 ‘캐나디안 퍼시픽 철도’ 총감독의 고향인 스코틀랜드 밴프셔 지방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이에 비해서 Jasper는 영어로 ‘벽옥(碧玉)’이란 뜻으로 ‘로키의 보석’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다. 밴프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재스퍼는 인구 7,000여 명의 밴프에 비해 그 절반도 되지 못하는 인구 3,400여 명 정도의 소도시이다. 그러나 두 도시 모두 캐나다 서북부를 대표하는 이름난 관광지이다.

길을 재촉하여 가노라니 Mt. Christie가 나온다. 그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은 섬처럼 보이는 곳을 에워싸고 흐른다. 마치 우리나라의 하회(河回)마을과 비슷한 느낌이다. 재스퍼에 가까워지면서 길 옆 평지에는 푸릇푸릇한 풀들이 많이 보인다. 국립공원의 입장료 받는 곳을 지나가는데 무사통과다. 무슨 기념주간이라서 무료라는 것이다. 원래는 1인당 20$씩이면서 통과할 적마다 내야 하는 것이니까 우리는 운 좋게 몇백 $ 정도는 번 셈이 되어서 기분이 좋아 재스퍼에 도착하여 한국음식점인 Kimchi House에서 먹는 밥맛이 꿀맛과 같았다. 역시 나는 이 신선세계 같은 곳엘 돌아다니면서도 속인의 티를 벗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게 석식(夕食) 후 Sawridge Hotel에 여장을 풀었다. (2012.4.1.원고지 16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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